에너지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으나 그 중에서 열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에 없는 하나의 성질을 갖고 있다. 열 이외의 에너지는 모두 다른 에너지로 전환된다. 또한 직접 혹은 간접으로 전부 열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에 반해 열을 전부 일 또는 기타의 형태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열을 일로 바꿀 때에는 열이 온도가 다른 두 장소에 있어야 한다 . 또한 그 사이에서 작용하는 가연기관의 효율로 주어지는 이상의 것을 일로 하기란 불가능하다. 반드시 열의 일부가 온도가 낮은 장소로 이동한다. 이때 더욱 온도가 낮은 장소가 없는 한 그 열은 일로 변하지 않는다. 주위의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열은 언제까지나 다른 형태로 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형태의 에너지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열에너지의 특유한 것이다. 열에너지가 다른 에너지에 비해 특별한 것이라는 것은 처음으로 플랑크(Planck 1858-1947)가 지적하였다고 한다.
열은 높은 온도로 있으면 그 일부를 다른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으나 낮은 온도로 옮겨진 열은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열은 열성화(熱性化)되었다고 한다. 온도는 열의 열성화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온도는 열에너지의 성질을 나타내는 것이다.
에너지의 소비라는 것은 에너지의 열성화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가령 열기관에서 저온 열원에 방출된 열은 열성화되어 있으나 에너지로서는 불변이며 소실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에너지의 열성화를 소비라고 하는 것이 일상용어와 물리학 용어 사이의 혼란의 원인이지만 이 열성화의 의미가 갖는 에너지 소비의 개념 그 자체는 중요하다.